마늘과 허브가 박힌 부드러운 흰 치즈, 부르생(Boursin). 지금은 세계에서 팔리지만, 이 제품이 세상에 나온 계기는 있지도 않은 상품을 실은 신문 기사였습니다.
원래는 손님이 직접 섞어 먹던 것이었습니다
프랑스에는 오래된 식탁 관습이 하나 있었습니다. 숙성하지 않은 부드러운 생치즈를 접시에 내고, 그 옆에 다진 허브와 마늘, 후추, 소금을 함께 놓는 거예요. 손님이 각자 취향껏 섞어 빵에 발라 먹었습니다. 정해진 배합이 없으니 사람마다 맛이 달랐고, 그게 재미이기도 했고요. 1957년에 노르망디의 한 젊은 치즈 장인이 이 관습을 제품으로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그 자리에 놓이던 것이 이런 생치즈예요.
그런데 없는 제품이 기사에 실렸습니다
1961년에 프랑스의 한 신문이 그 공방에서 마늘을 넣은 치즈를 내놓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는 그런 제품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준비 중이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기사를 본 사람들이 그 치즈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만든 적 없는 물건에 주문이 들어온 셈이죠. 결국 그는 진짜로 만들기 시작했고, 배합을 다듬는 데 몇 해가 걸려 1963년에 제품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무슨 치즈인가
숙성을 하지 않는 생치즈입니다. 우유와 크림을 굳혀 만든 부드러운 덩어리에 마늘과 허브를 섞은 것이고, 곰팡이도 껍질도 없어요. 그래서 사자마자 먹는 치즈이고 오래 두는 물건이 아닙니다. 부스러지는 듯하면서도 발리는 특유의 질감은 수분이 많고 숙성을 거치지 않은 생치즈의 성격 그대로입니다. 향이 강해 보이지만 치즈 자체는 아주 순해요.
크림치즈와는 무엇이 다른가
둘 다 하얗고 발리는 생치즈라 비슷해 보이지만 출발점이 다릅니다. 크림치즈는 우유와 크림을 유산균으로 발효시켜 만들어 은은한 산미가 있고, 질감이 매끈하게 이어집니다. 이쪽은 그보다 부슬거리고 입에서 흩어지는 편이에요. 무엇보다 향이 이미 들어가 있어서 쓰임이 다릅니다. 베이글에 바르는 자리에는 크림치즈가, 그대로 크래커에 올리거나 스테이크에 얹는 자리에는 이쪽이 맞습니다.
닮았지만 만드는 법이 다른 쪽이에요.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TV 광고를 한 치즈입니다
1968년, 이 치즈는 프랑스에서 텔레비전 광고를 한 최초의 치즈가 됐습니다. 지금 보면 별일 아닌 것 같지만 당시에는 치즈를 브랜드로 파는 발상 자체가 새로웠어요. 프랑스에서 치즈는 지역과 장인의 이름으로 팔리는 물건이었지 광고하는 물건이 아니었거든요. 신문 오보로 시작해 TV 광고로 자리를 잡은 셈이라, 이 치즈의 역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미디어와 얽혀 있습니다.
어떻게 쓰면 좋나
크래커나 바게트에 그대로 올리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냉장고에서 갓 꺼내면 딱딱하니 이십 분쯤 두었다 쓰세요. 뜨거운 파스타에 한 술 넣고 면수를 조금 더해 저으면 그 자체로 소스가 되고, 구운 고기나 채소 위에 얹으면 열에 녹으면서 향이 퍼집니다. 이미 마늘과 허브로 간이 되어 있으니 소금은 나중에 보는 편이 좋아요. 생치즈라 개봉 후에는 며칠 안에 드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