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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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벨 — 빨간 왁스 속 그 치즈의 정체

왁스를 벗기는 것부터가 재미인 손바닥만 한 치즈, 베이비벨(Babybel). 그런데 이게 무슨 치즈인지, 왁스는 먹어도 되는 건지는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먼저, 왁스는 먹지 않습니다

제일 많이 나오는 질문부터 답하면 — 그 빨간 껍질은 식품에 써도 되는 왁스지만 먹으라고 만든 것은 아닙니다. 만드는 회사도 공식 안내에서 같은 말을 합니다. 식품용 기준을 지킨 왁스이고 실수로 조금 삼켰다고 탈이 나지는 않지만,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지나갈 뿐이라 영양도 맛도 없어요. 특히 어린아이에게는 덩어리째 삼키면 목에 걸릴 수 있으니 벗겨서 주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럼 안에 든 건 무슨 치즈인가

네덜란드 에담과 같은 방식으로 만든 반경성 치즈입니다. 우유를 데워 응고 효소로 굳히고, 생긴 커드를 잘라 유청을 빼고, 틀에 넣어 모양을 잡은 뒤 소금물에 담갔다가 익힙니다. 어느 단계에도 녹였다가 다시 굳히는 과정이 없어요. 그래서 슬라이스 치즈나 삼각 포일 치즈와 달리 가공치즈가 아니라 자연치즈입니다. 맛이 순하고 짠맛이 얌전한 것도 에담의 성격 그대로입니다.

바로 그 치즈와 사촌 격인 치즈예요.

왁스가 빨간 이유는 배 위에 있습니다

에담은 오래전부터 통째로 왁스를 입혀 팔았습니다. 단단하고 잘 상하지 않아 배를 오래 타도 견뎠고, 왁스가 마르는 것과 곰팡이를 막아줬거든요. 그리고 그 왁스의 빨간색은 수출용에 쓰던 색입니다. 손바닥만 한 치즈에 굳이 왁스를 씌우는 건 언뜻 과해 보이지만, 사실은 몇백 년 된 포장 방식을 그대로 줄여놓은 것입니다. 낱개로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에담과 고다는 무엇이 다른가 →

동물성 응고 효소를 쓰지 않습니다

회사 공식 안내에 따르면 동물에서 얻은 렌넷을 쓰지 않고 미생물로 만든 효소를 씁니다. 채식을 하는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치즈를 찾기가 의외로 어려운데, 이건 그 조건을 맞춘 흔치 않은 대량 생산 치즈예요. 다만 이런 배합은 나라와 제품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중요한 문제라면 그 나라 포장의 원재료명을 확인하는 편이 확실합니다.

응고 효소가 무엇이고 어디서 오나 →

우리가 아는 그 크기는 1977년에 나왔습니다

이 브랜드가 처음 나온 것은 1952년이고, 지금 흔히 보는 한 입 크기는 1977년에 나온 작은 판입니다. 나중에 나온 작은 쪽이 원래 제품보다 훨씬 유명해진 경우예요. 만드는 회사는 1865년 프랑스 쥐라에서 그뤼에르를 숙성하고 파는 일로 시작했습니다. 알프스 경성치즈를 다루던 곳이 한 세기 뒤에 낱개 포장 스낵 치즈로 세계에 알려진 셈입니다.

그 회사가 처음 다루던 치즈예요.

어떻게 먹으면 좋나

그대로 먹는 것이 기본이지만 냉장고에서 갓 꺼낸 상태는 향이 닫혀 있습니다. 십오 분쯤 두었다 먹으면 우유 맛이 확실히 살아나요. 반으로 갈라 크래커에 얹거나, 사과·포도와 함께 내면 순한 맛이 오히려 장점이 됩니다. 잘 녹는 편이라 토스트에 올려도 되지만, 왁스는 반드시 벗기고 올리세요. 도시락이나 등산 가방에 넣기 좋은 것도 왁스 덕분입니다.

밖에 들고 나가기 좋은 치즈 고르기 →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