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노랗고 순하고 잘 녹아서 진열대에서 헷갈립니다. 닮은 것이 우연이 아니라 만드는 방식이 같기 때문인데, 그래서 갈리는 지점도 분명합니다.
닮은 이유부터 — 둘 다 커드를 물로 씻습니다
치즈를 만들 때 우유가 굳어 커드가 생기면 보통은 유청만 빼고 다음 단계로 갑니다. 그런데 이 둘은 한 단계를 더 거쳐요. 커드를 따뜻한 물로 헹궈 유당을 씻어냅니다. 유당이 줄면 그걸 먹고 산을 만드는 균의 먹이가 줄어들고, 그래서 신맛이 덜 오르고 단맛이 남습니다. 순하고 달큰하고 부드러운 성격이 여기서 나와요. 두 치즈가 닮은 건 우연이 아니라 같은 기술을 쓰기 때문입니다.
이 도감에 카드가 있는 쪽이에요.
그래도 손에 잡으면 다릅니다
하바티가 더 무릅니다. 반경성으로 분류하지만 실제로는 고다보다 수분이 많아 손가락으로 눌리고 칼이 쑥 들어가요. 고다는 어린 것도 하바티보다 탄탄하고, 오래 숙성하면 아예 단단해집니다. 자른 면도 갈립니다. 하바티에는 쌀알만 한 불규칙한 구멍이 흩어져 있는데 고다는 대체로 매끈해요. 진열대에서 헷갈릴 때 단면을 보면 대개 답이 나옵니다.
숙성하면 가는 길이 갈립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입니다. 고다는 오래 익힐수록 캐러멜과 버터스카치 쪽으로 가고, 열 달을 넘기면 아드득 씹히는 결정까지 생겨요. 짠맛도 함께 올라갑니다. 반면 하바티는 그런 방향으로 잘 가지 않습니다. 대개 짧게 익혀 팔고, 오래 두어도 크리미하고 순한 성격이 그대로 남아요. 그래서 고다는 숙성 표시를 보고 고르는 치즈이고, 하바티는 그럴 일이 별로 없습니다.
하바티는 한 농부가 배워 온 치즈입니다
1800년대 중반 덴마크에 한네 닐센이라는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치즈 만드는 법을 제대로 배우겠다며 유럽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어요. 여자가 혼자 그런 여행을 하는 일이 흔치 않던 시절입니다. 돌아와서 코펜하겐 북쪽 자기 농장에서 만든 치즈에 농장 이름을 붙였고, 그것이 하바티가 됐습니다. 유럽 치즈 대부분이 수백 년에 걸쳐 마을 단위로 자리 잡은 것과 달리, 이 치즈에는 시작한 사람의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
이름을 두고 진짜 싸움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고다와 정반대가 됩니다. 고다는 이름 자체가 보호되지 않아 전 세계 누구나 쓸 수 있고, 법으로 묶인 것은 더 긴 이름들이에요. 그런데 하바티는 2019년 10월에 유럽연합이 그 이름 자체를 지리적 표시로 등록했습니다. 반발이 컸어요. 스페인과 독일은 자기들도 오래 하바티를 만들어 왔다고 이의를 냈고, 미국·호주·뉴질랜드 등은 하바티가 덴마크의 지명도 아닌데 이름을 독점하는 건 무리라며 뒤집으려 했습니다. 실제로 하바티는 덴마크 밖에서 더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어디에 쓰나
하바티는 낮은 온도에서 일찍 녹고 늘어지지 않아 샌드위치와 그릴드 치즈에 잘 맞습니다. 순해서 다른 재료를 덮지 않는 것도 장점이에요. 미국 마트에서는 딜을 넣은 것이 흔한데, 그 향이 훈제 연어나 오이와 잘 어울립니다. 고다는 어린 것이면 같은 자리에 쓸 수 있고, 오래 숙성한 것은 녹이기보다 얇게 저며 그대로 먹거나 갈아 쓰는 편이 낫습니다. 요리에 쓸 것이라면 어린 쪽, 그대로 맛볼 것이라면 오래 익힌 고다 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