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으면 아드득 걸리는 알갱이, 표면에 하얗게 번진 가루. 둘은 서로 다른 결정이고 둘 다 상한 것이 아닙니다. 어느 쪽인지 가리는 법부터 정리했어요.
먼저, 곰팡이가 아닙니다
치즈를 꺼냈는데 하얀 것이 보이면 대개 곰팡이부터 의심하게 됩니다. 이건 아주 흔한 오해라서, 위스콘신 대학 유가공연구센터도 소비자가 결정을 곰팡이나 효모로 착각하는 것을 결정의 대표적인 문제로 꼽습니다. 하지만 결정은 상한 표시가 아닙니다. 씹히는 알갱이 쪽은 오히려 잘 익은 치즈의 바람직한 특징으로 여겨져요. 표면에 번지는 쪽을 업계에서 결함으로 치기는 하는데, 건강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는 사람이 곰팡이로 오해해 손이 안 가기 때문입니다. 논문들도 건강상 위험은 없다고 분명히 적습니다. 가리는 법도 간단합니다. 결정은 하얗고 단단하며 솜털이 없어요. 곰팡이는 표면에서 보송보송하게 솟아오르고, 초록이나 파랑, 검정처럼 색이 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정은 한 가지가 아닙니다
두 종류가 있고 생김새가 확실히 다릅니다. 하나는 티로신이에요. 씹으면 아드득 소리가 날 만큼 단단하고, 알갱이 하나하나가 또렷하며 더 새하얗습니다. 거의 언제나 치즈 안쪽에 있어서, 자른 단면에 콕콕 박혀 있는 것으로 만나게 돼요. 다른 하나는 젖산칼슘입니다. 이쪽은 더 무르고 축축하며 알갱이가 또렷하지 않고 번진 것처럼 퍼집니다. 표면에도 생기고 안쪽에도 생겨요. 그래서 자르지 않은 치즈의 겉면이 하얗게 얼룩져 있다면 거의 젖산칼슘입니다.
아드득한 알갱이는 시간이 만듭니다
숙성은 단백질이 조금씩 잘게 쪼개지는 과정입니다. 그 끝에 아미노산이 남는데, 티로신은 그중에서도 유난히 물에 안 녹아요. 그래서 농도가 한계를 넘으면 더는 녹아 있지 못하고 결정으로 맺힙니다. 이 알갱이가 곧 세월인 이유가 그거예요. 석 달이 안 된 체다에서는 보기 어렵고, 파르미지아노나 로마노도 여덟 달은 지나야 생기기 시작합니다. 숙성고 온도도 영향을 줍니다. 파르미지아노를 반으로 갈라 한쪽은 7도, 다른 쪽은 10도에서 1년을 재웠더니 10도 쪽 결정이 더 굵었어요. 조금 더 따뜻한 곳에서 단백질이 더 활발히 쪼개진 겁니다.
아드득한 알갱이를 만나기 쉬운 것들입니다.
표면의 하얀 가루는 포장과 관계가 깊습니다
젖산칼슘은 다른 길로 생깁니다. 숙성 중에 만들어진 젖산이 우유의 칼슘과 만나 젖산칼슘이 되고, 이것도 농도가 높아지면 결정이 돼요. 실용적으로 중요한 건 어디에 생기느냐입니다. 치즈가 온도 변화를 겪으면 물기가 표면으로 배어 나오는데, 그 물이 고이는 자리에서 결정이 자랍니다. 포장이 들뜬 곳, 비닐이 주름진 곳, 겉면이 고르지 않은 곳이 정확히 그 자리예요. 버몬트 대학 연구진이 이걸 직접 재봤습니다. 훈제 체다를 잘라 한쪽 단면은 강판으로 긁어 거칠게 만들고 반대쪽은 매끈하게 둔 다음, 진공 포장의 밀착도를 네 단계로 달리해 보관했어요. 포장이 헐거우면 거친 면이든 매끈한 면이든 결정이 잔뜩 생겼습니다. 반대로 매끈한 면에 아주 단단히 밀착시킨 조합에서는 결정이 거의 생기지 않았어요. 결정이 시작될 자리 자체가 사라진 겁니다.
꺼냈다 넣었다 하는 것도 영향이 있습니다
같은 연구실이 온도도 재봤습니다. 훈제 체다를 1도·5도·10도, 그리고 1도와 10도를 주마다 오가는 네 조건에서 보관했어요. 표면이 결정으로 가장 많이 덮인 것은 10도였습니다. 배어 나온 물의 양이 온도를 그대로 따라갔거든요 — 1도에서 10mg, 10도에서는 60mg 으로 여섯 배였습니다. 눈여겨볼 것은 오르내린 쪽이에요. 1도와 10도를 주마다 오간 치즈는 45mg 으로, 계속 10도에 둔 것에 가까웠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미 생긴 결정 하나하나가 커지는 속도는 온도와 상관이 없었다는 점입니다. 온도가 바꾸는 것은 결정이 얼마나 빨리 자라느냐가 아니라 몇 군데에서 시작되느냐입니다.
다만 축축한 포장은 한 번 살펴보세요
결정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표면에 물이 고였다는 것은 다른 뜻도 함께 갖습니다. 그렇게 배어 나온 물은 효모나 곰팡이가 자라기에도 좋은 자리거든요. 결정이 있어서 위험한 게 아니라, 결정이 잘 생기는 조건과 곰팡이가 잘 생기는 조건이 겹치는 것입니다. 그러니 포장이 들뜨고 안쪽이 축축한 치즈라면 결정인지 곰팡이인지를 한 번 들여다볼 만해요. 색이 돌거나 보송보송하게 솟아 있으면 그건 결정이 아닙니다.
결정이 맛을 내지는 않습니다
'풍미 결정'이라는 말이 쓰이지만, 결정 자체에는 사실 이렇다 할 맛이 없습니다. 티로신도 젖산칼슘도 그 자체로 특별한 맛을 내지 않아요. 그런데도 그 말이 통하는 이유는, 결정이 생길 만큼 오래 익은 치즈라면 맛도 이미 그만큼 진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결정은 맛의 원인이 아니라 신호인 셈이에요. 씹을 때의 아삭함은 진짜지만 그건 식감이지 맛은 아닙니다.
어느 치즈에서 만나나
티로신은 파르미지아노나 로마노 같은 이탈리아 경성치즈, 그리고 스위스 계열 치즈에서 흔합니다. 오래 묵힌 고다나 체다에서도 나오는데, 이 경우는 만들 때 넣는 특정 유산균(Lactobacillus helveticus)과 관계가 깊어요. 이 균은 단백질을 잘게 끊는 힘이 유난히 세서, 자기가 쓸 수 있는 것보다 많은 티로신을 내놓습니다. 젖산칼슘은 오래 숙성한 체다에서 제일 자주 보이고 콜비, 오래 묵힌 파르미지아노와 고다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한 치즈에 한 종류만 생기는 건 아니에요.
사실은 세 번째 결정도 있습니다
버몬트 대학 연구진이 X선 회절로 여러 치즈의 결정을 하나씩 확인해봤습니다. 파르미지아노와 오래 묵힌 고다에서 아드득 씹히는 것은 예상대로 티로신이었어요. 그런데 같은 치즈들에서 지름 6mm 에 이르는 하얀 '진주' 같은 덩어리도 나왔고, 이건 티로신이 아니라 류신으로 보였습니다. 연구진도 확정이 아니라 추정이라고 적었어요. 오래 묵힌 고다는 구멍 안쪽에 결정이 잔뜩 끼기도 하는데 거기서도 둘이 함께 나왔습니다. 그리고 딱딱한 치즈만의 일도 아닙니다. 겉을 씻어가며 익히는 부드러운 치즈의 껍질에서도 결정이 확인됐고, 그것이 이따금 느껴지는 까끌한 식감의 원인일 수 있다고 봅니다.
겉을 씻어 익히는 쪽은 이런 치즈입니다.
참고
- 위스콘신 대학 유가공연구센터 — Crystallization in Cheese (Dairy Pipeline 26권 3호, 2014)
- Rajbhandari & Kindstedt — 표면 거칠기와 포장 밀착도가 체다의 젖산칼슘 결정에 미치는 영향 (Journal of Dairy Science 97:1885–1892, 2014)
- Rajbhandari, Patel, Valentine & Kindstedt — 보관 온도가 훈제 체다의 젖산칼슘 결정 형성·성장에 미치는 영향 (Journal of Dairy Science 96:3442–3448, 2013)
- Tansman, Kindstedt & Hughes — X선 회절로 밝힌 체다·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고다·세척외피 치즈의 결정 (Dairy Science & Technology 95:651–664, 2015)
- Cheese Science Toolkit — Cheese Cryst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