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한 잔이면 배가 불편한데 치즈는 어떨까요. 치즈는 종류에 따라 유당이 크게 다르고, 오래 숙성한 것에는 사실상 남아 있지 않습니다.
유당은 치즈를 만드는 동안 대부분 빠져나갑니다
우유를 굳혀 덩어리와 물로 가르면, 물에 녹아 있던 유당은 유청 쪽을 따라갑니다. 치즈가 되는 것은 단백질과 지방이 뭉친 덩어리 쪽이라 이 단계에서 이미 상당량이 빠져요. 남은 것은 유산균이 먹습니다. 균이 유당을 먹고 젖산을 내놓는 것이 곧 우유가 시어지고 굳는 과정이라, 유당이 줄어드는 건 부수 효과가 아니라 치즈가 만들어지는 방식 그 자체입니다.
숙성이 길수록 적게 남습니다
숙성고에서 시간이 갈수록 남은 유당도 계속 분해됩니다. 실제 검사에서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와 그라나 파다노는 의무 숙성 기간을 갓 채운 것에서도 유당이 검출 한계 아래로 나왔습니다. 100g당 1mg 미만이라는 뜻이에요. 이탈리아가 자연적으로 무유당이라 표시할 수 있게 정한 기준이 100g당 0.1g이니 그보다 100배쯤 낮은 값입니다. 오래 숙성한 단단한 치즈는 대체로 이쪽이에요.
숙성이 길어 유당이 거의 남지 않는 쪽이에요.
반대로 많이 남는 쪽도 있습니다
수분이 많고 숙성하지 않는 치즈에는 유당이 더 남습니다. 리코타나 코티지치즈, 크림치즈 같은 생치즈가 그렇고, 슬라이스로 흔히 파는 가공치즈는 만들 때 유청 가루나 우유 고형분을 더하기도 해서 오히려 늘 수 있어요. 우유가 부담스러운 사람이 치즈를 먹어 봤는데 똑같더라고 말하는 경우는 대개 이쪽입니다. 같은 치즈라는 말로 묶여 있을 뿐 유당으로 보면 정반대에 있어요.
유당이 상대적으로 많이 남는 쪽입니다.
젖의 종류보다 숙성 기간이 중요합니다
양젖이나 염소젖 치즈가 편하더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지방 알갱이가 작고 단백질 구성이 조금 다르다는 설명이 붙는데, 유당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유당이 문제라면 어떤 젖으로 만들었는지보다 얼마나 숙성했는지를 보는 쪽이 훨씬 확실합니다. 오래 숙성한 치즈는 젖의 종류와 상관없이 유당이 거의 남지 않으니까요. 소젖 자체가 부담이라면 그때 양젖이나 염소젖을 시도해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우유 알레르기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둘이 자주 혼동되는데 성격이 다릅니다. 유당불내증은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것이라 배가 아프거나 가스가 차는 소화기 증상이 주로 나타납니다. 우유 알레르기는 우유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이고, 영국 NHS 는 식품 알레르기가 호흡 곤란이나 입술·얼굴이 붓는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숙성해도 단백질은 남으므로 오래 숙성한 치즈라고 안전해지지 않아요.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이 글의 내용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의료진의 진단과 지침을 따르세요.
어디부터 시도하면 되나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NIDDK 는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 요구르트와 체다·스위스 치즈처럼 유당이 적은 것부터 먹어 보라고 안내합니다. 한 번에 많이가 아니라 적은 양으로 시작해 견딜 수 있는 만큼 조금씩 늘려 가는 방식이에요. 견디는 정도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니 숙성이 긴 단단한 치즈를 소량으로 시작해 자기 선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빈속보다 다른 음식과 함께 먹는 편이 대체로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