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의 하얀 겉면을 잘라내고 드시나요. 껍질은 종류에 따라 갈리는데, 가르는 기준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규칙은 한 문장입니다
치즈에서 자란 것이면 먹고, 씌워놓은 것이면 벗깁니다. 이 한 줄이 거의 모든 경우를 정리해요. 흰곰팡이 껍질, 씻어가며 만든 주황색 껍질, 숙성 중 저절로 생긴 단단한 껍질은 전부 치즈의 일부라 먹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왁스나 천, 종이는 치즈가 마르지 않게 나중에 씌운 포장이니 벗기고요. 애매하면 껍질과 속살 사이를 보세요. 자란 껍질은 속살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씌운 것은 경계가 딱 떨어집니다.
흰곰팡이 껍질은 꼭 함께 드세요
브리나 까망베르의 하얀 겉면은 먹어도 되는 정도가 아니라 먹어야 하는 쪽입니다. 그 껍질의 곰팡이가 안쪽을 천천히 분해해 치즈를 익힌 주역이거든요. 걷어내면 향의 절반이 함께 사라지고, 남는 것은 밋밋한 속살뿐입니다. 겉과 속을 한 번에 떠서 먹었을 때 비로소 그 치즈가 의도한 맛이 나요. 다만 원래 껍질 색이 아닌 초록이나 검정, 분홍이 보인다면 그건 다른 곰팡이니 먹지 마세요.
껍질째 먹는 것이 정석인 쪽이에요.
씻어가며 만든 주황색 껍질
탈레지오나 라클렛처럼 숙성하는 내내 겉면을 소금물로 닦아낸 치즈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특정 세균이 자리를 잡아 껍질이 주황빛으로 물들고 냄새가 강해져요. 냄새 때문에 상한 줄 알고 버리는 분이 있는데 그게 이 치즈가 만들어지는 방식이고, 껍질도 먹습니다. 향이 가장 진한 부분이라 처음이라면 얇게 저며 속살과 함께 드셔 보세요.
껍질을 씻어가며 키운 쪽입니다.
저절로 생긴 단단한 껍질
파르미지아노나 콩테처럼 오래 숙성하는 치즈는 겉이 마르면서 단단한 껍질이 생깁니다. 이것도 치즈에서 나온 것이라 먹어도 되지만 질기고 이가 아플 만큼 단단해서, 그냥 씹기에는 별로예요. 그래서 보통은 잘라냅니다. 다만 잘라낸 껍질을 버리지는 마세요. 국물에 넣고 끓이면 감칠맛이 우러나는 훌륭한 재료가 됩니다.
숙성 중 겉이 마르며 껍질이 생기는 쪽이에요.
이건 벗기는 것입니다
왁스는 치즈가 마르지 않게 입힌 것이라 먹는 것이 아닙니다. 고다처럼 통째로 왁스를 씌운 것이 대표적이에요. 천으로 감싸 숙성한 체다의 천도 마찬가지고요. 로크포르처럼 껍질 없이 은박에 싸여 오는 치즈도 있는데, 그 은박이 껍질 역할을 대신할 뿐 당연히 포장입니다. 종이나 얇은 비닐이 붙은 채로 팔리는 것도 있으니 자르기 전에 한 번 확인하세요.
겉에 씌운 것이 있어 벗기고 먹는 쪽입니다.
그래도 내키지 않으면
안 먹어도 됩니다. 껍질을 먹는 것이 규칙이나 예의는 아니에요. 다만 흰곰팡이 치즈만은 한 번쯤 함께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그 치즈를 사는 이유의 절반이 거기 있어서요. 그리고 껍질을 걷어냈다면 남은 속살은 마르기 쉬우니 유산지로 싸서 며칠 안에 드시는 편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