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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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 먹어도 되는 치즈

피하라는 목록은 많이 보이는데 먹어도 되는 것이 뭔지는 잘 안 보입니다. 각국 보건당국이 실제로 어떻게 안내하는지, 그리고 왜 그렇게 갈리는지 정리했어요. 개인에 대한 의학적 조언은 아니니 최종 판단은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세요.

왜 치즈가 늘 목록에 오르나

리스테리아라는 세균 때문입니다. 이 균은 냉장 온도에서도 자라는 드문 성질이 있어서, 차게 두고 며칠씩 조금씩 먹는 음식이 특히 문제가 됩니다. 치즈가 딱 그런 음식이에요. 임신하지 않았다면 대개 가볍게 지나가고 증상을 못 느끼기도 합니다. 문제는 태아 쪽입니다. 영국 NHS 는 임신 중에 리스테리아증에 걸리면 유산이나 사산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안내해요. 산모는 가벼운 몸살처럼 지나가는데 태아에게는 심각할 수 있다는 이 비대칭이, 보건당국이 조심스럽게 안내하는 이유입니다.

단단한 치즈는 비살균유로 만들었어도 괜찮습니다

의외로 느끼는 분이 많은 대목입니다. NHS 는 살균유든 비살균유든 단단한 치즈는 먹어도 된다고 안내하고, 체다·그뤼에르·파르미지아노를 예로 듭니다. 이유는 수분이에요. 리스테리아가 자라려면 물이 필요한데 단단한 치즈는 수분이 적고 소금기가 있어 균이 자리 잡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그래서 판단의 첫 갈래는 비살균이냐가 아니라 어떤 치즈냐입니다.

수분이 적어 균이 자라기 어려운 쪽이에요.

살균유로 만든 부드러운 치즈도 대체로 괜찮습니다

부드럽다고 전부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NHS 가 먹어도 된다고 이름을 들어 안내하는 것만 해도 코티지치즈·크림치즈·모짜렐라·페타·파니르·리코타·마스카포네·할루미·부라타가 있어요. 조건은 둘입니다. 살균유로 만들었을 것, 그리고 겉에 흰 껍질이 없을 것. 마트에서 파는 이 치즈들은 대개 살균유로 만들어지니 포장의 표기만 확인하면 됩니다.

살균유로 만들었고 껍질이 없는 쪽입니다.

흰 껍질이 있는 연성치즈는 익혀서 드세요

브리나 까망베르처럼 겉에 흰곰팡이 껍질이 있는 치즈가 여기 해당합니다. 수분이 많은 데다 껍질의 곰팡이가 자라면서 산이 줄어들어, 리스테리아가 자라기 좋은 조건이 됩니다. NHS 는 이 치즈들을 김이 오를 만큼 완전히 익혀 먹으라고 안내해요. 염소치즈는 한 가지가 아니라서 여기서 갈립니다. 겉에 흰 껍질이 없는 신선한 셰브르는 살균유로 만들었다면 괜찮은 쪽이고, 껍질이 생긴 숙성 셰브르는 익혀야 하는 쪽입니다.

껍질이 있어 익혀 먹기를 권하는 쪽이에요.

무른 블루치즈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르곤졸라나 로크포르처럼 무르고 푸른 결이 있는 치즈도 같은 목록에 들어갑니다. 블루치즈는 종류마다 단단하기가 꽤 달라서 어디까지가 무른 쪽인지 애매할 때가 있는데, 애매하면 익히는 쪽으로 가면 됩니다. 익히고 나면 어느 쪽이든 문제가 없어지니 굳이 선을 가릴 필요가 없어요.

푸른 결이 있고 무른 쪽입니다.

살균 여부만으로 갈리지 않습니다

가장 오해가 잦은 대목입니다. 부드러운 치즈에서 NHS 가 긋는 선은 살균 여부가 아니라 껍질과 푸른 결의 유무예요. 살균유로 만든 모짜렐라와 리코타는 괜찮다고 하면서, 브리와 까망베르는 살균 여부를 따로 가르지 않고 익혀 먹으라고 안내합니다. 우유를 살균한 뒤에도 만들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고, 그 뒤 숙성하는 몇 주 동안 균이 자랄 시간이 있기 때문이에요. 살균유라고 적혀 있으니 브리도 괜찮겠지, 로 넘어가지 마세요.

익히면 먹을 수 있습니다 — 기준은 김이 오를 만큼

피해야 할 치즈도 완전히 익히면 괜찮다는 것이 NHS 안내입니다. 기준은 겉이 녹았는지가 아니라 속까지 뜨거워져 김이 오르는지예요. 브리를 통째로 오븐에 넣어 속이 흐를 때까지 굽거나 그라탕·피자처럼 오븐에서 충분히 가열하는 방식이면 됩니다. 반대로 따뜻한 빵 위에 얹어 살짝 녹인 정도, 그리고 구웠다가 식은 것을 나중에 다시 먹는 것은 기준에 못 미칩니다. 익혔으면 뜨거울 때 드세요.

치즈를 제대로 녹이는 법 →

정리하면

단단한 치즈는 살균 여부와 상관없이 괜찮고, 살균유로 만든 껍질 없는 부드러운 치즈도 괜찮습니다. 흰 껍질이 있는 연성치즈와 무른 블루치즈는 완전히 익혀서 드세요. 애매하면 익히면 됩니다. 그리고 이 글은 보건당국의 일반 안내를 정리한 것이지 개인에 대한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몸 상태와 병력은 사람마다 다르고 나라마다 안내가 조금씩 다르기도 하니, 최종 판단은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세요.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