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어떤 것부터 줄 수 있을까. 어른과 다르게 챙겨야 하는 것들과 나이별로 달라지는 것들을 정리했어요.
생후 6개월부터, 살균유로 만든 것으로
영국 보건당국은 살균한 우유로 만든 전지방 치즈를 생후 6개월부터 소량 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칼슘과 단백질이 촘촘해 적은 양으로도 도움이 돼요. 이 시기에 저지방 제품을 고를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에게는 지방이 중요한 열량원이거든요. 다만 처음 주는 음식은 한 번에 하나씩 소량으로 시작하는 원칙은 치즈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사흘쯤 간격을 두고 반응을 보면서 늘리세요. 그리고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니,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는 소아청소년과에 확인하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처음 몇 숟갈로 알맞은 것들이에요.
피해야 할 치즈
흰곰팡이 연성 치즈와 블루치즈, 껍질이 생기도록 숙성한 염소치즈, 그리고 살균하지 않은 우유로 만든 치즈는 어린아이에게 권하지 않습니다. 어른의 임신 중 주의 목록과 같은 이유예요. 수분이 많고 산도가 낮아 리스테리아가 자라기 쉬운 조건이거든요. 중요한 건 살균 여부만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만든 뒤 환경에서 오염될 수 있어서, 보건당국은 살균 여부를 가리지 않고 이 치즈들을 피하라고 안내해요. 다만 김이 날 만큼 완전히 익혀 조리한 경우는 괜찮다고 봅니다. 그라탱에 넣어 오븐에서 구운 브리 같은 경우예요.
아래는 권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야 하는 쪽입니다.
덩어리째 주지 마세요
동그랗고 단단한 조각은 어린아이에게 질식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스트링치즈를 통째로 주거나 정육면체로 자른 치즈를 그대로 주는 것은 피하세요. 갈아서 뿌리거나, 아주 얇게 저미거나, 부드러운 치즈를 발라주는 형태가 안전합니다. 스트링치즈는 반드시 길이로 가늘게 찢어서 주세요. 그리고 먹는 동안에는 앉아서 먹게 하고 곁에 있어 주세요. 걸어 다니거나 웃으면서 먹을 때 사고가 납니다. 이건 치즈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기 모든 음식에 해당하는 원칙이에요.
슬라이스 치즈는 편하지만 짭니다
낱장 포장된 가공치즈는 아이 음식에 쓰기 편하지만 나트륨이 높은 편입니다. 100g당 1,200mg 안팎으로 치즈 종류 중 가장 높은 축이에요. 한 장이 18~20g이니 한 장에 200~250mg쯤 되는 셈입니다. 아이는 몸이 작아 같은 양이라도 부담이 커요. 나트륨이 낮은 치즈를 조금씩 주고, 라벨의 나트륨 수치를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생모짜렐라나 리코타처럼 짜지 않은 치즈가 이 시기에는 더 낫고, 슬라이스를 쓴다면 반 장씩 나눠 쓰는 것도 방법이에요.
꿀은 돌 전에는 안 됩니다
치즈에 꿀을 곁들이는 조합이 흔한데, 돌 이전의 아기에게는 꿀을 주면 안 됩니다. 영아 보툴리누스증 위험 때문이에요. 어른 접시에서 그대로 덜어주기 전에 이 조합이 들어 있지 않은지 한 번 확인하세요. 비슷하게 어른 치즈 접시에서 주의할 것들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견과류는 통째로 주면 질식 위험이 있고, 올리브는 씨가 남아 있을 수 있어요. 어른용으로 차린 접시에서 아이 몫을 덜 때는 치즈만 따로 챙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우유 알레르기와 유당불내증은 다릅니다
자주 혼동되는데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우유 알레르기는 우유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이라 아주 적은 양으로도 심각할 수 있고, 숙성한 치즈라고 안전하지 않아요. 반면 유당불내증은 유당을 소화하는 효소가 부족한 것이라 소화기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오래 숙성한 치즈에는 유당이 거의 없어 괜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에게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면 치즈도 피해야 하고, 이건 반드시 의료진의 진단과 지침을 따라야 합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시험해 볼 문제가 아니에요.
편식하는 아이에게 다리를 놓아줍니다
치즈는 다른 음식으로 가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안 먹던 채소도 치즈를 녹여 얹으면 먹는 경우가 흔해요. 브로콜리나 콜리플라워를 데쳐 치즈를 조금 뿌려 굽는 것이 가장 자주 통하는 방법입니다. 감자와도 잘 맞고요. 다만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치즈로 채소 맛을 완전히 덮어버리면 아이는 치즈만 먹은 셈이 돼요. 처음에는 넉넉히 쓰다가 조금씩 줄여 가면서 채소 맛에 익숙해지게 하는 편이 낫습니다. 목표는 치즈를 먹이는 게 아니라 채소를 먹이는 거니까요.
채소 위에 얹었을 때 특히 잘 통하는 것들이에요.
나이가 들면 폭을 넓혀 갑니다
두세 살이 되면 대부분의 단단한 치즈를 얇게 저며 줄 수 있습니다. 고다나 체다처럼 순한 것부터가 좋아요. 다섯 살쯤부터는 어른이 먹는 대부분의 치즈를 함께 먹을 수 있는데, 향이 센 것은 여전히 천천히 접근하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냄새에 민감해서, 한 번 강한 인상을 받으면 오래 갑니다. 순한 것부터 올라가는 원칙은 어른과 똑같고, 아이에게는 더 중요해요. 그리고 억지로 먹이지 마세요. 지금 안 먹는 치즈도 몇 년 뒤에는 좋아할 수 있습니다.
두세 살부터 얇게 저며 줄 만한 것들입니다.
함께 만들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아이와 치즈를 만들어 보는 건 생각보다 쉽습니다. 우유를 데우고 레몬즙을 넣으면 몇 분 만에 하얀 덩어리가 생겨요. 면포에 받쳐 물을 빼면 리코타 비슷한 치즈가 됩니다. 30분이면 끝나고 특별한 재료도 필요 없어요. 아이 입장에서는 우유가 눈앞에서 치즈로 변하는 장면이 꽤 놀랍습니다. 먹기 싫어하던 것도 자기가 만들면 먹는 경우가 많고요. 뜨거운 냄비를 다루는 부분은 어른이 하고, 아이에게는 레몬즙 넣기와 젓기 정도를 맡기면 충분합니다.
집에서 만들면 이것에 가까운 것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