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 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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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드와 코티지치즈, 뭐가 다를까

커드, 커드치즈, 코티지치즈가 한자리에 놓이면 어느 것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한 단어가 재료 하나와 서로 다른 치즈 둘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에요.

커드는 치즈의 종류가 아닙니다

우유에 응고 효소나 산을 넣으면 단백질이 엉겨 덩어리와 맑은 물로 갈라집니다. 이 덩어리가 커드(응유)이고 남은 물이 유청이에요. 커드는 특정 치즈의 이름이 아니라 거의 모든 치즈가 지나가는 단계입니다. 여기서 유청을 더 빼고, 눌러 모양을 잡고, 몇 달 익히면 체다가 되고 콩테가 돼요. 그러니 커드가 무슨 치즈냐는 물음에는 정확한 답이 없습니다. 재료를 가리키는 말이거든요.

그런데 그 이름으로 파는 물건이 둘 있습니다

혼란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영어권에는 이름이 거의 같은 물건이 둘 있는데, 말 순서만 다르고 실제로는 다른 치즈예요. 미국에서 '치즈 커드(cheese curds)'라고 하면 씹을 때 뽀득 소리가 나는 노란 덩어리를 뜻하고, 영국에서 '커드 치즈(curd cheese)'라고 하면 하얗고 부드러운 생치즈를 뜻합니다. 이 둘을 갈라놓고 나면 나머지는 간단해집니다.

미국의 치즈 커드 — 뽀득 소리가 나는 그것

체다를 만들다가 압착과 숙성을 하기 전에 건져낸 덩어리입니다. 말하자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체다예요. 씹으면 소리가 나는 것은 단백질이 아직 촘촘한 그물로 남아 있어 치아에 쓸리기 때문입니다. 그 그물은 두 가지로 풀립니다. 발효로 산도가 오르면서 한 번, 우유와 렌넷에 남은 효소가 단백질을 잘라내면서 또 한 번이에요. 그래서 소리는 며칠에서 길게는 두어 주까지 가고, 어떻게 보관하고 어떻게 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냉장한 것은 소리가 잦아드는데 잠깐 데우면 상당히 돌아와요. 위스콘신에서 간식으로 집어 먹고, 캐나다에서는 감자튀김에 그레이비를 얹은 푸틴에 올립니다.

이 덩어리를 눌러 몇 달 익히면 되는 것이 이쪽이에요.

소리를 오래 남기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소리가 사라지는 원인이 발효와 효소라면, 둘을 피하면 오래 가지 않을까 — 실제로 그렇게 만드는 치즈가 있습니다. 핀란드의 유스톨레이파(leipäjuusto)는 발효를 거치지 않고 높은 온도에서 구워 만들어서, 보통 커드보다 소리가 훨씬 오래 남아요. 이름을 옮기면 '빵 치즈'인데 실제로 노릇하게 구운 자국이 남아 있어 붙은 이름입니다. 위스콘신의 유가공 연구자들이 더 오래 뽀득거리는 커드를 만들려고 참고하는 것이 바로 이 치즈예요.

영국의 커드 치즈 — 콰르크 쪽에 가깝습니다

이쪽은 탈지유를 산으로 굳혀 만드는, 숙성을 하지 않는 생치즈입니다. 옅은 신맛이 돌고 지방은 코티지치즈보다 낮아요. 영국에서는 치즈케이크나 페이스트리 속처럼 굽는 자리에 씁니다. 크림치즈보다 담백해서 그 자리를 대신하는 재료로 오래 쓰였어요. 독일·동유럽의 콰르크와 성격이 거의 같고, 콰르크 쪽이 더 매끈하게 갈려 있습니다.

그럼 코티지치즈와는 무엇이 다른가

셋 다 응유 알갱이에서 왔지만 그다음에 한 일이 다릅니다. 코티지치즈는 알갱이를 물에 헹궈 신맛과 짠맛을 뺀 뒤 크림을 다시 둘러 내요. 그래서 밍밍한 알갱이와 고소한 크림이 한 입에 같이 오고 국물이 따로 돕니다. 치즈 커드는 헹구지도 크림을 두르지도 않아 그냥 짭짤하고 덩어리가 훨씬 커요. 커드 치즈는 알갱이를 남기기보다 뭉쳐 놓은 쪽이고 굽는 자리에 쓰려고 만든 것이라 물기가 적습니다. 셋 중 크림을 둘러 낸 것은 코티지치즈뿐이고, 통을 열었을 때 국물이 도는 것이 그 표시예요.

이 도감에 카드가 있는 것은 이쪽입니다.

코티지치즈와 리코타를 눈으로 구분하는 법 →

크림치즈와 헷갈리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코티지치즈와 크림치즈가 같은 것이냐는 물음도 자주 나오는데, 갈리는 지점은 역시 알갱이입니다. 크림치즈는 우유와 크림을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뒤 곱게 갈아 알갱이를 아예 없앤 것이라 매끈하게 발리고 지방이 훨씬 높아요. 코티지치즈는 알갱이가 그대로 씹히고 지방이 낮습니다. 베이글에 바르는 자리에 코티지치즈를 쓰면 물기가 돌고 알갱이가 남아 다른 음식이 돼요.

발라먹는 쪽과 떠먹는 쪽입니다.

셋 다 유당이 많이 남는 쪽입니다

치즈에서 유당을 걷어내는 주된 장치는 숙성입니다. 오래 익힐수록 미생물이 남은 유당을 먹어 치우고 수분도 함께 빠지거든요. 그런데 커드도 코티지치즈도 커드 치즈도 그 시간을 갖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래 숙성한 체다나 파르미지아노는 괜찮은 사람도 이 셋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 있어요. 우유가 불편한 편이라면 적은 양으로 시작하고, 빈속보다 다른 음식과 함께 드세요.

유당이 적은 치즈를 고르는 법 →

단백질을 챙기는 자리는 어디인가

코티지치즈가 요즘 다시 팔리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탈지유로 만들어 지방은 낮은데 단백질은 그대로 남아서, 같은 양이면 지방 대비 단백질이 눈에 띄게 높아요. 콰르크도 같은 자리에 있고 소금을 거의 넣지 않아 나트륨까지 낮습니다. 반면 치즈 커드는 체다를 만들다 건진 것이라 지방과 소금이 그대로 있어 성격이 달라요. 뽀득거리는 맛으로 집는 간식이지 단백질을 챙기려고 집는 물건은 아닙니다.

지방 대비 단백질이 높은 쪽이에요.

치즈의 칼로리와 영양 보는 법 →

커드는 집에서도 생깁니다

맨 앞에서 말한 그 과정이 부엌에서 그대로 일어납니다. 우유를 데우고 레몬즙이나 식초를 넣으면 몇 분 만에 덩어리와 맑은 유청으로 갈라지고, 면포에 밭치면 그 덩어리가 곧 커드예요. 산으로 굳힌 것이라 결과물은 리코타 쪽에 가깝고 30분이면 끝납니다. 숙성이 필요한 치즈는 온도와 습도를 몇 달 붙잡아야 해서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굳히고 거르는 데까지는 해볼 만해요. 한 번 해보면 이 글의 나머지가 훨씬 쉽게 읽힙니다.

같은 방식으로 만드는 치즈예요.

치즈가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 →

한국에서는 무엇을 사면 되나

치즈 커드는 만든 지 하루 이틀 안에 먹어야 제맛이라 수입이 거의 되지 않습니다. 커드 치즈도 그 이름으로는 잘 보이지 않아요. 다만 영국 레시피가 커드 치즈를 부르는 자리는 대개 리코타나 물기를 뺀 코티지치즈로 대신할 수 있고, 콰르크는 수입 식품점에서 종종 보입니다. 뽀득거리는 식감이 궁금하다면 가장 가까운 것은 할루미예요. 만드는 방식은 전혀 다르지만 씹을 때 소리가 나는 점이 닮았습니다.

대신 쓸 수 있거나 식감이 닮은 것들이에요.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