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히는 하얀 알갱이는 뭔지, 왜 짠지, 왜 비싼지. 치즈를 알아가다 보면 부딪히는 질문들을 모아 답했어요. 길게 다룬 글이 따로 있는 것은 링크로 이어집니다.
껍질은 먹어도 되나요
치즈에서 자란 껍질이면 먹고, 왁스나 천처럼 씌워놓은 것이면 벗깁니다. 흰곰팡이 껍질은 특히 꼭 함께 드세요 — 그 껍질이 치즈를 익힌 주역이라 걷어내면 향의 절반이 사라집니다.
껍질째 먹는 쪽과 벗기는 쪽입니다.
곰팡이가 폈어요
단단한 치즈라면 곰팡이가 난 자리에서 사방과 아래로 2.5cm쯤 넉넉히 도려내고 나머지는 먹어도 된다는 것이 미국 농무부의 안내입니다. 수분이 적어 곰팡이가 속까지 파고들지 못하기 때문이에요. 반면 수분이 많은 생치즈나 부드러운 치즈, 그리고 미리 갈아두거나 썰어둔 치즈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까지 퍼져 통째로 버립니다.
도려내도 되는 쪽과 그러면 안 되는 쪽이에요.
치즈를 먹으면 배가 아파요
우유의 유당 때문입니다. 그런데 유당은 치즈를 만들 때 대부분 유청과 함께 빠져나가고 숙성하는 동안 더 줄어들어, 오래 숙성한 단단한 치즈에는 사실상 남아 있지 않아요. 유당이 가장 많이 남는 것은 생치즈와 가공치즈입니다.
유당이 사실상 남아 있지 않은 쪽입니다.
왜 이렇게 짠가요
치즈의 소금은 간을 맞추려고 넣는 것이 아닙니다. 수분을 빼고 잡균을 막고 숙성 속도를 조절하는 장치예요. 소금이 부족하면 숙성이 너무 빨라 통제가 안 되고, 많으면 숙성이 멈춥니다. 그래서 오래 숙성한 치즈일수록 짭짤합니다. 짠 치즈는 그대로 계속 먹기보다 꿀이나 과일, 빵과 함께 내면 훨씬 편해요. 요리에서 소금 대신 쓰는 방법도 있습니다. 파스타를 만들 때 치즈를 넉넉히 넣고 소금은 아예 빼면 간이 맞는 경우가 많아요.
짠맛이 특히 센 쪽이에요.
치즈에서 씹히는 하얀 알갱이는 뭔가요
오래 숙성한 치즈에서 사각거리는 알갱이가 씹힌다면 소금이 아니라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 결정입니다. 결함이 아니라 충분히 익었다는 표시예요. 체다 표면에 하얗게 번지는 것은 젖산칼슘이라는 또 다른 결정인데, 둘 다 상한 것이 아니니 그대로 드셔도 됩니다.
그 알갱이가 잘 씹히는 것들입니다.
냄새가 심한데 상한 건가요
대개는 아닙니다. 껍질을 씻어가며 숙성시킨 치즈는 원래 냄새가 강하고, 맛은 그보다 훨씬 순해요. 진짜 문제 신호는 따로 있습니다 —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냄새, 시큼하게 쉰 냄새, 미끈거리는 표면, 원래 색이 아닌 곰팡이.
냄새와 맛이 특히 어긋나는 것들이에요.
날짜가 지났는데 먹어도 되나요
포장에 적힌 날짜는 개봉 전 기준입니다. 뜯은 뒤에는 날짜가 아니라 상태를 보고 판단하세요. 단단한 치즈는 조금 지나도 대체로 괜찮고 겉이 말랐으면 그 부분만 저며내면 됩니다. 생치즈나 부드러운 치즈는 날짜를 넘기지 않는 편이 안전해요.
얼려도 되나요
얼릴 수는 있지만 원래 질감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얼음 결정이 조직을 끊어놓아 녹이면 물이 빠지고 푸석해져요. 요리에 넣을 것이라면 갈거나 잘라서 얼려도 쓸 만합니다.
얼렸을 때 결과가 갈리는 두 가지예요.
치즈는 살이 찌나요
열량이 높은 건 맞습니다. 우유 10L를 1kg으로 압축한 물건이니까요. 다만 단백질과 칼슘도 같은 비율로 압축돼 있고, 조금만 먹어도 만족감이 커서 많이 먹기 어려운 음식이기도 해요. 문제는 대개 치즈가 아니라 치즈가 올라가는 것들입니다.
치즈에 중독성이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널리 퍼진 이야기지만 근거는 약합니다. 2015년 미국의 한 연구에서 사람들이 가장 끊기 어려워하는 음식으로 피자가 꼽혔는데, 여기서 치즈가 중독성 있다는 헤드라인이 쏟아졌어요. 그런데 정작 그 연구는 가공식품 전반을 다룬 것이었고, 치즈 자체는 목록에서 한참 아래였습니다. 연구자들도 치즈와 중독을 연결한 적이 없다고 밝혔고요. 우유 단백질이 분해될 때 카소모르핀이라는 물질이 생기는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사람의 뇌까지 도달해 작용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치즈가 맛있어서 자꾸 먹게 되는 것과 중독은 다른 이야기예요.
임신 중에도 먹어도 되나요
각국 보건당국은 흰곰팡이 연성 치즈와 무른 블루치즈를 피하거나 김이 오를 만큼 완전히 익혀 먹으라고 안내합니다. 단단한 치즈는 살균 여부와 상관없이 대체로 괜찮다고 봐요. 몸 상태는 사람마다 다르니 담당 의료진에게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아래는 권하는 것이 아니라 임신 중에는 피하라고 안내되는 쪽입니다.
왜 이렇게 비싼가요
치즈 1kg에는 우유가 10L 넘게 들어갑니다. 여기에 숙성 기간이 더해져요. 파르미지아노 한 덩이는 40kg쯤 되고 최소 12개월을 기다려야 팔 수 있는데, 그동안 창고 자리와 관리 인건비가 계속 들어갑니다. 게다가 오래 숙성할수록 무게가 줄어들고 일부는 검사에서 탈락하기도 해요. 여기에 수입 치즈라면 운송과 관세와 냉장 유통이 더 붙습니다. 그러니 비싼 데는 이유가 있어요. 값을 낮추고 싶다면 창고형 매장에서 큰 덩어리를 사거나, 그대로 먹을 것과 요리에 쓸 것을 구분해서 사는 방법이 있습니다.
값이 왜 그런지 그대로 설명이 되는 치즈예요.